(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최근 한 달여간 주식시장 랠리를 주도한 2차전지 관련주들이 25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와 실적 충격 등 잇따른 악재에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2.56%), LG화학[051910](-3.26%), 삼성SDI[006400](-2.75%), 포스코홀딩스[005490](-4.77%), 포스코퓨처엠(-4.40%)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3% 안팎 내린 채 마감했다.
이들 중에서도 특히 최근 상승세가 강했던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포스코 2차전지 계열사들을 따라 강세를 보였던 포스코엠텍(-10.76%), 포스코스틸리온(-8.00%), 포스코인터내셔널(-5.01%), 포스코DX(-4.06%) 등도 줄줄이 내렸다.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인 애경케미칼[161000]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한가에 가까운 26.41% 급락했으며,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이사가 있는 금양[001570]도 7.39%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247540]이 6.46% 하락했으나 모회사 에코프로[086520]는 0.17% 떨어져 비교적 선방했다.
엘앤에프[066970](-5.40%), 천보[278280](-14.85%), 나노신소재[121600](-4.72%), 대주전자재료[078600](-4.12%) 등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대폭 내렸다.
2차전지주 과열이 가라앉으면서 시장 전반의 열기도 한층 꺾였다. 이날 코스피는 1.37%, 코스닥지수는 1.93% 각각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들이 동반 급락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증시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오전 중 당국에서 2차전지주 과열을 지적한 발언이 촉매 역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날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매도 창구로 하는 하한가 종목들이 대거 쏟아져나온 것이 수급 불안을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차익결제거래(CFD), 신용융자·미수거래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빚투'(빚 내서 투자)가 반대매매를 부르고 이것이 더 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한 급등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급격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며 "차익결제거래(CFD) 관련 이슈로 일부 종목의 급락이 발생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2차전지 상장사가 지난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훌쩍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것도 투자 심리를 급속히 얼어붙게 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3위 종목인 천보는 전날 장 마감 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0.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9억원을 약 90% 밑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4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날 천보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시가총액이 3천400억원 증발해 1조9천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시총 순위도 13위에서 18위로 5계단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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