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처럼 대만과 실질적 관계 개선 나설지에 대해선 신중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현지 매체는 대만해협 상황 악화가 한국 안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인식한 데 따른 입장 표명이라는 분석과 함께, 한국이 대만과의 실질적 관계 개선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신중론을 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24일자 기사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 등을 천명한 윤 대통령 발언과 중국의 반발 등과 함께 자국내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국제관계 전문가 장궈청은 중앙통신 인터뷰에서 "한국도 아시아 국가로서 대만해협에서 풍파가 생기면 지역 안보에 큰 위협이 되며, 그것은 한국에도 크게 불리하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그 때문에 이 상황(대만해협 상황)을 반영해야 했고, 윤 대통령의 대만 언급은 일정 정도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장덩지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발언에는 대미 관계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 외에, 한국내 정치적 위상 강화 의중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면에서 윤 대통령 발언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난달 우크라이나 방문과 비슷한 의미라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장 교수는 대만 정책에서 미국에 보조를 맞춘 윤 대통령의 입장이 대미 협상력을 높여주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반도체법상의 보조금 관련 조치가 한국 기업에 준 불리함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번 방미 기간 비공개리에 관련 보완책을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 남북한 문제도 배후에 자리잡고 있어 서구 국가처럼 실질적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할지 등 후속 상황 전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간의 문제처럼 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20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비외교적인 표현을 써가며 반발한 데 이어 정재호 주중대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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