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우크라 무기지원 질문에 "때가 된다면 외면 안할 것"(종합)

입력 2023-04-26 13:33   수정 2023-04-26 17:56

尹대통령, 우크라 무기지원 질문에 "때가 된다면 외면 안할 것"(종합)
美기밀유출에 한미간 신뢰 언급하며 "철통같은 한미동맹 못흔든다"
'친구가 친구를 도청하냐'는 질문에 "국가관계서 금지되는 것이라고 생각안해"
美NBC방송과 인터뷰…대만 문제에 "힘에 의한 현상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리가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NBC 방송이 윤 대통령과 전날 진행해 25일(현지시간) 영어 더빙으로 방송한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방침을 묻는 말에 "한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한 미국의 압력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압력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여러 전제를 달지 않았느냐"면서 "정부 입장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전쟁 개입"이라면서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 유출과 관련,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미국 정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 관계자들이 미국의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에 대해 면밀하게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 문제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본다"면서 "왜냐하면 이(동맹)은 자유와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 질문자가 '친구가 친구를 도청(spy)하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말하면 친구들 끼리 그럴 수는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 국가 관계에서는 그것은 금지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 관계가 높은 수준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NBC 방송은 글로 된 인터뷰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스파이 활동이 노출된 것에 대한 어색함(awkwardness)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온라인에 유출된 기밀 문건에서는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 비서관 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포탄 지원 문제와 관련한 대화가 포함되면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도·감청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경제적인 인센티브(혜택)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과의 그런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과 미국의 확장억제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위협이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우리에게 시간이 있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위협이 바로 문 앞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감히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면서 "우리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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