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주 중 첫 의회 통과…외국 적에 데이터 제공 앱으로 범위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사용을 금지하려던 몬태나주가 일단 주춤하는 모양새다.
틱톡 금지의 최종 승인권자인 주지사가 법안에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몬태나주 주지사인 공화당 소속 그레그 지앤포테는 틱톡 금지 법안의 수정안을 마련해 주 의회 측에 보냈다.
수정안은 금지 대상을 틱톡만을 특별히 규정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외국의 적에 특정 데이터를 제공하는 소셜미디어 앱을 포함하는 식으로 범위를 확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몬태나주 의회는 지난 14일 틱톡 사용 금지를 규정한 최초 법안 'SB 419'를 찬성 54표 대 반대 43표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최초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애플과 구글 등 모바일 앱스토어 제공업체는 몬태나주에서 틱톡 다운로드를 비활성화해야 하며 틱톡에는 플랫폼 제공이 금지된다.
그러나 최초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음에도 현재 형태로는 여러 측면에서 소송에 휘말릴 것으로 관측돼왔다고 WSJ은 전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것은 물론, 틱톡이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한 개인이나 단체를 범죄자로 단정해 처벌하는 '사권(私權) 박탈법'(bill of attainder)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헌법은 사권 박탈법을 금지하고 있다.
지앤포테 주지사는 앞서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기기에 틱톡을 금지했으며 몬태나주립대학에도 이를 적용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주지사실 대변인은 수정안이 "애초 법안의 기술적이고 법적인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수정안이 애초 계획대로 내년 1월 1일 발효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계획대로 집행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최초 법안이 통과되자 틱톡은 "(몬태나주) 정부의 터무니 없는 과잉 대응으로 몬태나의 틱톡 사용자와 크리에이터가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위협받고 있다"며 법적 다툼을 예고한 바 있다.
미국 의회는 중국 정부의 틱톡 이용자 감시를 우려해 2023년 회계연도 예산법안에서 정부 내 모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또 틱톡 사용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미국인 약 1억5천만명이 사용하는 상황에서 틱톡이 안보 위협이라는 상당하고 분명한 증거가 있지 않은 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면서까지 완전히 금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20년 8월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을 금지하려고 했지만, 바로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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