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음모론' 게시물 공유했던 브라질 전 대통령 "단순 실수"(종합)

입력 2023-04-27 05:11  

'선거 음모론' 게시물 공유했던 브라질 전 대통령 "단순 실수"(종합)
보우소나루, '대선 불복 폭동 조장 혐의' 경찰조사 받아…"나중에 보려던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 1월 브라질에서 발생한 '대통령 선거 불복 폭동'과 관련해 폭력행위 조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선거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음모론 동영상을 공유한 이유에 대해 "단순 실수였다"고 말했다.
G1과 TV글로부, CNN 브라질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브라질리아 연방경찰청에 변호사를 대동하고 들어갔다. 그는 차량에 탑승한 채 곧장 건물 내 주차장으로 진입해서 얼굴과 모습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2시간가량 대면 조사에 응한 그는 오전 11시 20분께 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보우소나루 변호를 맡은 파울루 쿠냐 부에누 변호사는 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현지 취재진에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선거제도 음모론) 영상을 저장하려다 순전히 실수로 공유를 하게 됐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고 G1은 보도했다.
그는 이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그즈음 장폐색 문제로 병원에 입원한 뒤 마약성 진통제를 맞은 상태였다"며 "나중에 전체 내용을 보려다 그랬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월 8일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에 있는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약탈하는 등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승리한 바 있다.
보우소나루는 이후 소셜미디어에 전자투표 부정 의혹 등 선거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게시물을 공유했는데, 사법당국은 이런 행위가 지지자들의 반민주적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보고 있다.
게시물 자체는 '입법·사법·행정' 3부에 대한 공격이 일어난 다음 게시했지만, 그전에도 유사한 행적은 없었는지 확인해 볼 만한 정황이라는 취지다.
부에누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이후 휴가를 가면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으로 여겼다"며 "선거 공정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검찰 논리에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검찰은 경찰에서의 보우소나루의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그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 재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브라질 당국은 당시 폭동에 참여하거나 자금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1천800여명을 체포한 바 있다. 이들 중 100여명은 최근에 재판에 넘겨졌다. 브라질 의회도 별도의 진상조사를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선 패배 후 임기 종료 이틀을 남기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3개월 만에 귀국한 보우소나루는 재임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등으로부터 받은 사치품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5일 이와 관련해 진행된 대면 경찰조사에서 보우소나루는 "보석류 존재를 나중에 알게 됐다"며 '모르쇠' 답변을 내놨다고 G1은 전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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