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1조4천974억원…생활가전 첫 1조 넘어
전장도 매출·영업익 역대 최대…삼성전자 첫 추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LG전자[066570]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올해 1분기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생활가전 사업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천9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2.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2천414억원을 20.6%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1분기(영업이익 1조9천429억원)에 일시적인 특허 수익(약 8천억원)이 포함됐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강화됐다.
매출은 20조4천15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순이익은 5천465억원으로 61% 줄었다.
이는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6천402억원)을 추월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업황 악화로 실적이 고꾸라진 탓도 있지만, 양사의 TV·가전 사업만 놓고 따져 봐도 LG전자의 영업이익(1조2천191억원)이 삼성전자(1천900억원)의 6배가 넘는다.
LG전자는 '워룸'(War Room) 등의 전사적 노력을 통해 사업 구조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며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도 역대급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1분기 매출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다. 분기 1조원을 넘긴 것은 단일 사업본부 기준으로 사상 처음이다.
특히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는 히트펌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의 매출이 대폭 늘었다.
LG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가전의 경쟁 우위를 다지는 동시에 볼륨존(Volume Zone·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3조3천596억원, 영업이익 2천3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둔화로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성을 개선, 흑자 전환했다.
미래 먹거리인 전장(VS) 사업은 매출액 2조3천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80조원에 달한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판매 물량 확대로 이어지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늘었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액은 1조4천796억원, 영업이익은 657억원이다. IT 제품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졸업·입학 시즌 효과로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LG전자는 2분기 에어컨 등이 성수기에 접어드는 가운데 고효율·친환경을 앞세운 에어솔루션 사업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30% 이상의 매출을 보이는 렌탈·케어십 등 서비스 사업 성장도 가속화한다.
아울러 TV 사업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웹OS 플랫폼 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2023년형 LG 올레드 에보를 앞세워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e파워트레인, 램프 등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매출을 늘리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밖에 로봇(경북 구미 LG퓨처파크), 전기차 충전기(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 등이 자체 양산 체제를 본격적으로 갖추게 됨에 따라 신사업 육성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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