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하락에 정유부문 '울상'…조선 흑자전환·건설기계 호실적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HD현대[267250](구 현대중공업지주)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던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다소 부진한 실적을 냈다.
HD현대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1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15조2천74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2% 증가했다. 순이익은 1천920억원으로 65.1% 줄었다.
HD현대의 사업 구조는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009540],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 정유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 등 3각 체제로 이뤄져 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기간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HD현대는 유가 상승 혜택을 누린 HD현대오일뱅크의 선전으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다만 부진했던 주력사업 조선에서의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어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명절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5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4조8천42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순손실은 811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천5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3.2% 감소했다. 매출은 7조3천9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순이익은 935억원으로 78.5% 줄었다.
정제마진 하락이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로 지목된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으로,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휘발유나 경유로 파는데,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 이익도 높아진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매출 2조3천730억과 영업이익 2천3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73.1% 증가한 수치다.
이 밖에도 HD현대일렉트릭은 중동과 북미 시장의 견고한 수요와 판매가 인상에 힘입어 매출 5천686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거뒀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부품서비스와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설비 개선)의 매출 증가로 매출 3천211억원과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은 매출 1천408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 309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HD현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조선을 포함한 주력 사업들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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