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美기밀문건 추가분석…"지방 중심으로 연내 40만명 모집"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러시아가 대중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병력 수십만명을 추가로 모집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유출된 기밀문건을 토대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WP가 확보한 한 유출 기밀문건에는 지난 2월 중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을 위해 올해 중 병력 40만명을 '조용히 모집하겠다'라고 제안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일일 정보 속보로 분류된 이 문건은 도·감청 신호정보(시긴트·SIGINT)를 토대로 정보를 작성했다고 적시했다.
WP는 러시아가 대중의 불만을 크렘린궁으로부터 돌리기 위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모병 캠페인을 추진하고 수감자의 구군 차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다른 기밀문건의 내용도 소개했다.
2월 17일 생산된 이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추가 동원령을 내리는 것에 정치적 거부감이 있다 보니 고위 관료들이 병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덜 중앙집권적인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적혔다.
실제로 그 이후 러시아는 전국적으로 일괄해 진행했던 모병 캠페인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고, 군 복무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영광을 찾는 길이라고 묘사하는 TV 광고를 내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의 병력 부족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저항을 최소화하고자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예비군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는데, 당시 수십만명의 병역 대상자가 해외로 도피하는 등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유출된 CIA 일일 정보 속보에는 올해 중 추가 모집하는 병력 40만명과 별도로 러시아 국방부 관료가 2023년 중 41만5천명의 직업군인을 모집하는 내용의 푸틴 대통령 승인계획을 보고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현재 115만 명인 전체 병력 규모를 15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41만5천명은 그에 포함되는 수치로 보인다고 WP는 분석했다.
유출 문건은 직업군인 41만5천명 중 30만명은 예비역으로 복무하고 11만5천명은 우크라이나 전장의 병력 부족 추정치를 토대로 새로운 부대를 구성하거나 부족한 부대원을 보충하도록 할 것이라고 기술했다.
다만, 문건은 이 계획은 노동력 부족의 잠재적 악영향을 우려한 러시아 경제관료들의 반발을 샀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달 초 징병 통지를 전자화해 병역 회피를 원천 차단하는 법안에 서명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앞두고 러시아가 조만간 2차 동원령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WP는 이와 관련, "작년 11월까지 러시아 당국자들은 예비군 30만명 소집 목표에 도달했다고 말했지만, 푸틴이 징집 종료 법령에 서명하지 않아 언제든 징집을 재개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남겨놨다"라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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