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휴전'에도 수단 군벌, 서부 다르푸르서 충돌 격화

입력 2023-04-27 20:05   수정 2023-04-27 20:12

'72시간 휴전'에도 수단 군벌, 서부 다르푸르서 충돌 격화
RSF 복장 군인들 민간인 공격…부족간 유혈 분쟁으로 이어져
휴전 마지막날 민간인 대피 안간힘…미국, 지역협의체와 휴전 추가 연장 압박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72시간 휴전에 합의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충돌이 수도권 일대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서부 다르푸르에서는 아주 격렬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다르푸르 주 주도 주네이나 주민들에 따르면 RSF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최근 민간인을 공격하고, 주민들을 강제로 집에서 쫓아내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아마니라고 밝힌 주민은 "사방에서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가 도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수도 하르툼과 인근 위성도시에서의 싸움이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72시간의 휴전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부족 간 유혈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다르푸르에서 싸움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주 초부터 본격화한 주네이나의 무력 충돌 와중에 정부 건물과 유엔을 비롯한 구호 단체 시설이 파괴되고 약탕을 당하기도 했다.
정치활동가 아담 하룬은 지난 48시간 동안 수십명이 죽었다면서 소형 화기와 중화기가 동원된 충돌은 부족 간 폭력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부족 전투원들은 눈에 보이는 건 모두 파괴하고 약탈한다. 주네이나의 유일한 시장도 파괴됐다. 이건 초토화 전쟁"이라고 우려했다.
볼케르 페르테스 유엔 수단 특사는 전날 "주네이나의 충돌은 민간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부족 간 폭력의 악순환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됐던 72시간의 휴전이 끝나가면서 각국은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 등을 대피시키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동안 자국민과 제3국 국민 등 936명을 대피시킨 프랑스는 새로운 작전을 통해 자국민을 포함해 영국, 미국, 캐나다,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국적자들을 구해냈다고 밝혔다.

새로운 휴전이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항공기를 동원해 536명의 자국민을 구출해낸 영국은 휴전이 끝나면 치안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면서 여전히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긴급히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해군 구축함 등을 보내 1천300여명의 자국민과 외국인들을 구출해냈다고 밝혔다.
수단에 체류해온 3천500여명의 자국민 중 약 2천명을 대피시켰거나 대피시키는 중인 인도는 사람들을 운송할 버스와 연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주재 외교관들을 탈출시켰지만 1만6천여명의 민간인 대피 계획은 발표하지 않은 미국은 동아프리카 지역 연합체인 정부간개발기구(IGAD)와 함께 휴전 기간을 더 늘리기 위해 수단 군벌 측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은 72시간의 추가 휴전안에 합의하고, 추가 논의를 위해 대표단을 남수단 수도 주바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수단에서는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RSF가 지난 15일부터 무력 충돌해 지금까지 512명이 사망했고, 4천200여명이 부상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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