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반정부시위 조장' 모랄레스 상대 범죄인 인도 요청 암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루 정부가 자국 내 정치적 위기의 주원인 제공자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을 지목하며, 그를 자국 법정에 세우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2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페루 일간지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페루 내무부는 자국 내 분열을 조장한 혐의를 받는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에 대해 다음 달 10일 푸노 지방법원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내무부는 관련 성명에서 "요청에 불응할 경우 모랄레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재판 전 예방적 구금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루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격한 반정부 시위 중심에 모랄레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과 구금으로 촉발된 폭력사태와 강경 진압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과격 행위자들 상당수가 남부 티티카카 호수 인근 푸노 지역에 밀집해 있는 아이마라 원주민이거나 원주민 사회와 연관돼 있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아이마라 원주민인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배후에서 푸노 시위대에 불법 무기를 지원하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페루 수사당국은 모랄레스가 주도한 '루나수르'(RUNASUR)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사람'이라는 뜻의 케추아 원주민 언어 '루나'와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의 조어인 루나수르는 좌파 정치운동의 구심점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페루에 합법적인 민주 정부가 구성된다면, 그때 출석할 것"이라며 불출석 의사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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