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스라엘의 논리를 차용한 듯한 발언으로 팔레스타인 자치당국(PA)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발표한 축하 메시지에서 이스라엘이 사막에 꽃을 피웠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불쾌감을 표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막에 꽃을 피웠다는 1948년 국가를 설립한 이후 국토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이스라엘이 통상 쓰는 표현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축하 메시지에서 75년 전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을 겪은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에 국가를 건설한 이후 활력과 독창성, 획기적인 혁신을 통해 말 그대로 사막에 꽃을 피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인종차별적이며 반팔레스타인적인 비유를 사용했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이 들어서기 전에는 사람조차 살지 않았던 땅이었던 것처럼 묘사해 결과적으로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지워버린 망발이라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인을 비인간화하고 말살한 것이며 이스라엘의 점령역사를 희석하는 발언을 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비난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에 대해 불쾌할 정도로 놀랐다면서 받아들일 수 없는 성명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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