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 한 달 넘게 고공행진 후 사흘째 하락세
SG 폭락사태에 FOMC 초대형 이벤트까지…5월 증시 안갯속 출발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촉발된 무더기 하한가 속출 사태에 '빚투'(빚을 내 투자) 열풍이 주춤하고 있다.
차입 투자의 부작용이 SG발 폭락사태라는 극단적 사례로 부각되면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불확실성을 키울 만한 재료들이 예정된 탓에 5월 증시는 안갯속에서 출발하게 됐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SG발 폭락사태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5일부터 가장 최근 집계일인 지난 27일까지 3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7일 19조7천787억원으로 집계돼 2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24거래일 동안 1거래일(지난 13일)을 제외하고 줄곧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잔고는 지난 24일 20조4천319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3거래일(지난 25∼27일)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었는데, 코스닥시장이 이 기간 약 10조5천631억원에서 10조2천57억원으로 약 3.4% 줄어 유가증권시장(-3.0%)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최근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에 투자했다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해 반대매매에 들어간다는 증권사의 안내 문자, 수십억원의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라는 독촉 문자 캡처본 등이 정보지 형태로 확산되며 빚투 공포심을 키우기도 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부랴부랴 빚투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한 자리에 소집해 CFD 등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CFD에 대해 "증권사가 강한 마케팅을 하거나 인센티브를 주는 등 과열 경쟁한 건 사실"이라며 " 이를 (당국이) 통제·관리할 수도 있지만 개별 증권사나 시장에서 자제해 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 그래도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나타나던 중에 SG발 폭락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분위기는 한층 뒤숭숭해진 상태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예금 이탈세가 확인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태로 은행권 리스크가 재차 부각됐고, 특히 다음 달 초 5월 FOMC라는 대형 이벤트도 예정돼 있어 5월 증시의 불확실성 요소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 혼란을 유발했던 국내 특정 중·소형주들의 수급 교란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소강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후 시장 관심은 개별 수급보다 실적으로 옮겨갈 텐데 애플 실적 발표, 5월 FOMC, 국내 신용융자 잔고 이슈 등이 서로 맞물리며 업종 간 변동성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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