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원주민 토지 경계 설정 법령 승인서에 서명했다고 대통령궁이 이날 발표했다.
원주민 토지 경계 설정은 브라질 원주민이 전통적으로 점유하고 있던 땅에 대한 원래의 영토권을 보장하고 이들 민족의 사회 조직, 관습, 언어, 신념 및 전통을 인정하기 위해 1988년 헌법에 규정됐다.
그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18년 이후 멈춰 있다가 6년 만에 처음으로 승인되며 6개의 새로운 원주민 영토가 비준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오늘 6개의 원주민 영토 비준에 서명하는 기쁨을 누린다"며 "원주민 영토 확보를 위한 투쟁은 자연과 원주민 권리 보호를 위한 투쟁으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썼다.
룰라 대통령은 28일 전국 각지의 원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19회 자유 영토 야영회(ATL)의 폐막식에 참석해 이 법령을 공식화했다.
이번 원주민 행사의 슬로건은 "토착민의 미래는 바로 오늘이다. 토지 경계 설정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였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말까지 브라질 원주민 모두가 존엄성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원주민 영토 경계 설정은 "원주민의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아마존 삼림 벌채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숲의 수호자로서의 원주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환경 보호에 있어서 원주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콩을 심기 위해 베이는 나무들이 콩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해 낼 것이라는 사실을 사회에 설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외에도 원주민 정책실(CNPI)을 재창설하고 원주민의 토지에 대한 영토 및 환경 관리 정책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국가 원주민 재단 Funai에 1천 239만 헤알(한화 약 33억원)을 지급한다.
이는 야노마미 원주민 공동체의 생산 능력 회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에 이뤄진 브라질 인구통계연구소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원주민의 수는 80만 명 이상이다.
지난 1500년 포르투갈인이 브라질에 도착했을 때 원주민의 인구는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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