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개편안상 '속도조절 기간' 연장 요건에 방위비 포함 고려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방위비 투자를 확대하는 회원국에도 이른바 부채 감축 속도조절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예산 편성 시 방위비 지출을 늘리려는 회원국에는 기본 4년인 '재정 조정 기간'을 최대 7년으로 늘려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내용은 EU 집행위원회가 26일 발표한 재정준칙 '안정·성장 협약(SGP)' 개편안 초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재정준칙은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적용이 일시 중단됐으며, EU 집행위는 내년에 재적용을 앞두고 재정 건전성과 경기부양책 간 조화를 목표로 절충안을 내놨다.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비율이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3%, 60% 미만으로 설정된 재정준칙 한도는 유지하되, 한도 초과 국가에는 즉각 제재 부과 대신 '재정 조정 기간'을 부여해 한시적 속도 조절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각국은 재정준칙 한도에 얽매이지 않고 개별 사정에 맞게 부채 감축·투자 확대 계획을 세워 이행할 수 있다.
조정 기간은 친환경 산업 투자 확대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7년까지 연장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무기고 비축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방위비도 특별 사유로 인정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에 걸쳐 회원국 재고 활용 및 공동구매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 100만발을 지원한다는 EU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도 각국의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집행위 개편안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향후 집행위와 유럽의회, 27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 간 3자 협의가 타결돼야 한다.
집행위는 연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독일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이견이 적지 않아 개편안 세부 내용 조율을 둘러싸고 치열한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재정 조정을 통해 꾸준한 부채 감축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경기부양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스웨덴은 물론 하반기 의장국 스페인 정부와 입법 절차 진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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