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원유 수입 70% 통과 믈라카해협 안보 개선 협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싱가포르와의 해군 훈련에 소해함(기뢰 제거함)을 처음 파견하면서 믈라카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지난 2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합동 해군 훈련에 돌입했다. 양국 간 해군 훈련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중국-싱가포르 협력 2023' 해상 연합 군사훈련을 예고하면서 미사일 호위함 위린함과 소해함인 츠비함을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군이 싱가포르와의 합동 훈련에 소해함을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싱가포르는 이번 훈련에 소해함 RSS 풍골과 호위함 RSS 인트레피드를 파견했다.
SCMP는 "양국 모두 훈련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소해함의 파견은 믈라카 해협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믈라카 해협은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잇는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수로 중 한 곳으로, 중국은 원유 수입의 7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중국은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다른 경쟁자들의 해당 지역 봉쇄를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SCMP에 합동 훈련에 소해함이 참여한 것은 중국과 싱가포르가 믈라카 해협의 안보 개선에 협력하길 원한다는 신호라고 봤다.
그는 "믈라카 해협은 에너지 안보를 중심으로 중국의 국가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며 "기뢰 제거 역량 향상을 위해 훈련을 진행하고 해당 수로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싱가포르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 직후 시작했다.
미국과 밀착하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 2월 미군이 자국 내에서 4곳의 기지를 추가로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쑹중핑은 아울러 이번 중국-싱가포르 군사 훈련은 싱가포르가 미중 대결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싱가포르의 생존 방식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싱가포르는 이달 초 케네스 윌스바흐 미군 태평양 공군 사령관의 자국 방문에 대해 "싱가포르와 미국 간 훌륭하고 오랜 국방 관계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동 군사 훈련 이후 인민해방군 해군 대표단은 다음달 3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국제해양방위산업전시회 임덱스(IMDEX)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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