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뉴질랜드 총리가 국가 체제를 왕정에서 공화제로 전환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총리로서 이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1뉴스 등에 따르면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지나면 뉴질랜드가 완전한 독립 국가가 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국가 원수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공화주의자이며 이를 감춘 적은 없지만 나에게 우선순위는 아니며 추진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힙킨스 총리는 공화국으로의 변화는 국민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대중의 강력한 요구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아직은 이런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는 현재 자치권을 갖고 있지만 헌법상 국가 원수는 여전히 영국의 군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찰스 3세 국왕이 현재 뉴질랜드의 국가 원수다.
이전부터 뉴질랜드 일각에서는 군주제가 아닌 공화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군주제 지지세가 더 강하다.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타계한 뒤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영국 왕을 국가수반으로 하는 군주제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27%만이 공화제 전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뉴질랜드 원주민들 역시 공화제 전환에 소극적이다.
19세기 영국은 마오리족과 와이탕이 조약을 맺고 뉴질랜드의 토지와 산림 등에 대한 마오리족의 소유권을 인정해줬다.
이 때문에 마오리족은 공화제로 전환되면 이 때 확보한 자신들의 권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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