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對라틴계 관계설정 고전…스페인어 캠페인 홈페이지 오류 투성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건배를 제안했다.
공식 재선 선언을 다섯 달 가까이 남겨둔 시점이었지만, 질 바이든 여사가 재선 도전을 단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결심을 굳히기까지 1등 공신은 바이든 여사였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질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사적으로 꾸준히 격려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특유의 숙고를 이어갈 수 있게 여지를 주면서도 최종적으로 재선 가도에 나설 결심을 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재선과 관련해 전략을 숙의하는 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바이든 여사는 고위급 전략 회의에 통상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며 "그녀는 질문을 던지지만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현안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질 여사에게 의견을 묻곤 한다"며 "질 여사가 사실상 종결자"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여사는 재선 선언이 늦어지는 와중에도 각종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강한 무게를 실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2월 케냐 방문 당시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출마 선언 시기와 장소를 정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밝혔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백악관 입성 이후에도 커뮤니티 칼리지 교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 여사가 중산층 여성을 비롯해 '워킹맘'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권자층에 확실한 호소력을 가진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케이트 베딩필드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바이든 여사는 일하는 여성을 포함해 중산층 여성들에게 바이든 어젠다를 설명할 적임자"라며 "교육자로서 직업을 유지함으로써 상당한 여성들에게 상당한 호감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라틴 유권자들과 관계 설정에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선 캠페인에 나서며 라틴 유권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스페인어 홈페에지를 열었지만, 의도와 달리 액센트 표시를 비롯해 여러 오류가 발견되며 본의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적인 사례일 뿐이다. 심각한 문제는 라틴계 자체의 누적된 불만이다. 다양성을 표방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에서 라틴계의 지지가 몰린 반면 현재는 일부 조사에서 30%포인트 가깝게 지지율이 빠질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퀴니피액대의 세차례 조사에서 라틴계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5%에 불과해 백인 지지율(3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중간 선거 직후 우니도스유에스(UnidosUS)가 실시한 조사에서 라틴계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64%에 육박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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