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외교, 6~9일 파키스탄서 中외교부장 등과 회담 예정
유엔, 1일 도하서 이틀 일정 '아프간 포용' 특사 회의 개시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 외교장관이 조만간 인접국 파키스탄에서 중국과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회담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탈레반 제재위원회가 전날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간 외교장관이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파키스탄을 방문해 중국,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회담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또 파키스탄 주재 유엔 사절단이 탈레반 제재위에 보낸 서한을 통해 유엔 제재로 여행이 금지되고 자산이 동결된 무타키 장관에 대해 일시적으로 제재를 면제해 파키스탄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한에는 이번 3자 회담의 의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돼 있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타키 장관의 파키스탄 방문 비용은 모두 파키스탄 측이 부담한다는 내용도 서한에 포함돼 있다.
일각에선 중국과 파키스탄 관리들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일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에 대한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동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과거에 밝힌 바 있어 이번 3자 회담에서 탈레반 정부의 CPEC 참여 문제가 논의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대일로의 대표적 프로젝트인 CPEC는 파키스탄 과다르항에서 중국 신장을 육로로 잇는 인프라 개발사업이다. 도로, 발전소, 경제특구 등이 연계돼 510억달러(약 68조4천억원) 정도가 투입된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리적으로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사이의 무역 및 경유 경로에 자리한 데다 수십억 달러어치의 미개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집권한 바 있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국 주도 외국군이 20년 만에 철수한 뒤 다시 권력을 잡았다.
탈레반 정부는 아직 국제사회로부터 공식 정부로 인정받지 못한 채 과거부터 긴밀한 사이였던 파키스탄, 아프간에 대한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는 중국 등 소수국가와만 교류하고 있다.
앞서 탈레반 제재위는 지난달 무타키 장관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아프가니스탄 인접국 외교장관들과 만나 평화, 보안, 안전과 관련한 긴급 문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도록 허용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각국의 아프간 특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탈레반 포용 방법에 관한 국제사회의 공통 이해를 달성하기 위한" 이틀 일정의 비공개회의를 시작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말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서는 인권, 통합적 지배구조, 테러대처, 마약거래 등과 같은 문제를 다룬다고 덧붙였다.
회의 참가국은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노르웨이, 파키스탄,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미국, 우즈베키스탄이다. 유럽연합(EU)과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참가했으나, 탈레반 정부는 초대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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