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격에도 끄떡없는 우크라 방산업체…무기공급 8배로 껑충

입력 2023-05-02 11:01  

러 공격에도 끄떡없는 우크라 방산업체…무기공급 8배로 껑충
공장 분산·해외 생산 전략으로 러 미사일 피해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세를 장기간 이겨낸 데는 방산업체들의 활약이 있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방산업체들이 지난 1년 동안 자국군에게 전달한 무기 규모가 그 전 1년과 비교하면 8배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계속된 포격과 외국산 부품의 확보 어려움 등 악조건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포탄, 미사일, 드론(무인항공기)의 생산 능력을 유지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들의 생산품들은 상당수가 구소련 무기에 기반을 두고 있어 기술적으로 서방국가들의 정교한 무기들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산 무기들은 러시아군에 위협적이다.
작년 4월 흑해에서 러시아 순양함 모스크바함을 침몰시킨 것은 우크라이나 국영 방산업체 우크로보론프롬이 만든 대함 미사일 '넵튠'이다.
또 우크라이나산 '보다나' 자주포는 흑해 요충지 즈미니 섬(일명 뱀섬)의 러시아 군인들을 타격했다.
우크로보론프롬 관계자는 "우리 공장 중 일부는 점령당한 지역에 있지만 우리는 훨씬 많이 생산하고 있다"며 작년 2월 러시아가 침공한 직후 휴일 없는 생산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그동안 우크로보론프롬의 생산시설들을 겨냥해 미사일 150여발을 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그러나 우크로보론프롬은 우크라이나 내 공장들을 분산하고 해외 생산을 시작하는 전략으로 러시아의 공격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로보론프롬은 지난 4월 초 이웃국 폴란드에서 탱크 포탄을 생산하기로 합의했고 또다른 이웃국가에서 대포, 박격포 등을 생산한다고 밝혔지만 어느 국가인지 밝히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로드론'은 수도 키이우의 공장 근처에 포탄이 떨어지자 미완성 제품들을 트럭으로 신속하게 옮겼다.
에어로드론은 수주 만에 생산시설을 재배치했고 드론을 농업용에서 군사용으로 바꿀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당시 선박, 헬리콥터 엔진, 탄도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군산복합체의 핵심 지역이었지만 오랫동안 방산 관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 군수산업은 최근 수년간 부흥기를 맞았고 이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이 계기가 됐다고 WSJ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ISR 디펜스'의 기술자 바딤 유니크는 2014년 러시아 규탄 거리 시위를 보고 드론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해 또다른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우크라스펙시스템즈'는 군사용 정찰 드론 '샤크'를 개발하기도 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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