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수요 증가에 반등 시작…대출자 상환 부담은 가중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빠르게 하락하던 호주 집값이 두 달 연속 상승하며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인 코어로직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하다 지난 3월 상승 전환한 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요 도시별로 보면 시드니가 1.3%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드니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집값이 30%가량 폭등했다가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상에 나서자 가장 빠르게 하락했던 곳이다.
시드니 지역의 주택 중간값은 103만1천138호주달러(약 9억1천636만 원)를 기록했다.
시드니 외에도 퍼스(0.6%)와 브리즈번(0.3%), 아델라이드(0.2%), 멜버른(0.1%)도 상승했다.
이처럼 호주 집값이 출렁이는 것은 RBA의 금리 정책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호주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RBA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빠르게 뛰었고,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반대로 빠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RBA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이런 조짐이 보이자 호주 집값은 지난 3월부터 반등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이민자들이 급증하자 주택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임대료가 폭등, 집값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뱅크(CB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인구 증가가 예상보다 커 주택 수요는 늘고 있지만 신규 주택 공급이 이를 따라지지 못하고 있다"며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들의 집값이 올해와 내년 각각 3%와 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어로직의 팀 롤리스 리서치 디렉터는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금리가 안정되면서 소비 심리가 개선돼 주택시장에서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출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호주 금융 정보회사 캔스타에 따르면 주택 담보대출자의 스트레스 지수는 42.3%로, 한계점(30%)을 12% 초과했다. 스트레스 지수는 소득 중간값인 사람이 중간 가격의 집을 사면서 집값의 80%를 주택담보대출로 받을 경우 세전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캔스타의 스티브 미켄베커 수석 연구원은 "대출을 최대로 받은 사람들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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