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출마선언 폭스콘 창업자 "소형원전 짓겠다"

입력 2023-05-02 14:38  

대만 총통선거 출마선언 폭스콘 창업자 "소형원전 짓겠다"
민진당 정부 탈원전 계획에 맞서…"TSMC 신축 공장, 전력부족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2024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야당 국민당으로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그룹) 창업자가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는 전날 오후 남부 가오슝에서 열린 '대만 리더십 강좌'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치국 이념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궈 창업자는 대만 기업계 인사 800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대만 TSMC의 가오슝 공장 건설과 관련한 세간의 의구심이 증폭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반도체) 주문 부족의 문제가 아닌 전력 부족일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공업기지인 가오슝의 쭤잉구·난쯔구의 반핑산 인근에 소형 원전 시험 건설 등을 제안하면서 "원전은 옳으며 돈을 벌 수 있는 업종"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궈 창업자는 대만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집권 민진당의 2025년 탈원전 국가 정책은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가오슝에서 전력 부족 문제를 피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인이 이데올로기에 의한 조종이 아닌 새로운 과학기술과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73년 설립한 대만 정부 연구기관인 대만 경제부 산하 공업기술연구원(ITRI)과 1987년 창립한 TSMC를 육성했던 것처럼 미래 기술인 핵융합 기술도 도입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그가 지난달 29일 타이베이서 열린 행사에서 총통에 당선되면 제4 원전을 재가동하겠다고 밝힌 뒤 또다시 원전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차기 대선에서 에너지 관련 분야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제4 원전인 룽먼(龍門) 원전은 1999년에 착공됐으나 20여년 가까이 공사중단과 속개, 폐쇄 등이 이어지면서 시운전조차 하지 못했으며, 미사용 핵연료봉은 모두 미국으로 반출됐다.

이와 관련, 쭤잉구·난쯔구가 지역구인 집권 민진당의 류스팡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반핑산이 국가공원법에 따라 2011년에 대만 내 첫 국가자연공원으로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지역이 퇴적암과 석회암 등으로 구성돼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는 부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궈 창업자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원전 건설 발언은 전력 공급의 부족과 불안정성이 향후 산업의 변화와 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리라는 점을 밝히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은 확실히 에너지 계획의 옵션 가운데 하나로서 관련 의제는 반드시 엄격한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자신의 경솔한 발언으로 사회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사과했다.
앞서 차이잉원 총통은 2016년 5월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전 원자로 6기를 폐쇄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현재 석탄 45.4%, LNG 32.4%, 원전 12.0%, 신재생에너지 4.8%인 전력생산 구조를 액화천연가스(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친중 성향의 궈 창업자는 지난달 초 "국민당 총통 후보 지명전에 나서겠다"며 "총통 후보로 지명받지 못하더라도 국민당의 총통 선거 승리를 돕겠다"고 발표했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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