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연간 150만t 강판 생산…"에너지·철강 산업 시너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산(寶山)강철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아람코와 합작해 사우디에 제철소를 건립한다.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사우디와 중국은 더욱 밀착하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국영 SP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전날 사우디 라스 알카이르 지역에 합작 철강 제조 단지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 제철소는 2026년 완공 계획으로 연간 150만t의 강판을 생산하게 된다.
바오산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을 통해 "사우디에 신설될 제철소는 바오산이 처음 해외에서 전 공정을 관리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제철소는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직접환원철(DRI) 용광로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식보다 탄소배출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바오산은 부연했다.
신화사는 아람코의 독보적인 에너지 공급 능력, PIF의 강력한 자본 조달 역량과 중국의 철강 산업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세르 아민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제철소가 건립되면 사우디의 철강 국산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철강 제품 수출도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제철소 신설 계획이 탈석유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인 '비전 2030'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부국장은 일간 아랍뉴스에 "세계 철강 시장에서 공급자로서의 능력을 갖춤으로써 사우디 산업을 전략적으로 다각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우디와 중국의 밀착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자국의 주요 석유 도입처로 에너지 안보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우디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고, 사우디도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상당 부분 뺀 상황에서 '안보 공백'을 메울 파트너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아람코는 중국의 '롱쉥 석유화학' 지분 10%를 36억 달러(약 4조6천80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500억 달러 규모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시 주석은 걸프 국가들로부터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확대하고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시행할 뜻을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부분 가입'했고, 중국의 중재로 역내 라이벌 관계인 이란과의 관계도 정상화했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원유 수입국이고, 사우디 역시 중국의 중동지역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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