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주최 행사 초청됐지만 비밀경호국 설명없이 참석 불허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사흘간의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백악관 행사에 공식 초청된 무슬림 시장이 비밀경호국(SS)의 저지로 출입이 봉쇄되는 드라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 프로스펙트 파크 시장인 모하메드 카이룰라는 전날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이드 알피트르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행사 시작 30분 전 갑작스럽게 SS로부터 백악관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카이룰라 시장은 무슬림 선출직 동료 공직자들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관하는 이 행사의 공식 초청자로 선정돼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
카이룰라 시장은 행사 이틀 전 백악관에 모든 정보를 제공했지만, 행사장 도착 직전에야 전화 한 통을 받았고 이 역시 자세한 설명 없이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전부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나의 인종과 종교, 이름이 죄라고 생각한다"며 "연방 기관에서 아랍과 무슬림을 타깃으로 설정할 때 그들은 왜 우리가 공항이나 국경에서 억류돼야 하며 입국을 거부당하는지 전혀 설명하지 않으며, 내가 '국민의 전당'에 출입을 저지당할 때도 동일했다"고 규탄했다.
경호국은 이와 관련해 "불편을 끼친 점은 유감스럽지만, (카이룰라) 시장은 백악관 행사 출입을 허가받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는 비밀경호국 소관"이라면서도 "나는 당시 현장에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400여명의 무슬림 미국인을 환영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러워했다"고만 답했다.
일반적으로 백악관 초청자는 비밀경호국에 정보를 제출, 경호국이 이를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절차를 따른다고 CNN은 설명했다.
데이터베이스에는 범죄 이력 조회부터 테러 단체에 대한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비밀 시스템까지 다양한 층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가운데 하나인 테러리스트 신원 규정을 위한 데이터마트는 미국을 비롯해 동맹국이 수집한 각종 테러 정보가 망라되며, 비행 금지 목록 등의 기초 자료에도 사용된다.
CNN은 정부 테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모든 개인이 임박한 위협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밀경호국은 대통령에게 근접할 수 있는 사람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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