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칼럼…"달러 종말론자들 무시하라"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달러가 기축통화라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은 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은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사례인 영국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0~2019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의 4%에 가까운 경상수지 적자를 냈다. 미국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과거 기축통화였지만 지금은 지위를 달러화에 내줬다.
또 호주와 캐나다도 같은 기간 미국보다 많은 적자를 기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달러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을 형성해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돈을 더 싸게 빌릴 수 있다는 주장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차입 비용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지 않으며, 달러의 지배력은 미국 GDP의 1%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크루그먼 교수의 칼럼은 최근 '탈(脫)달러화' 현상이 미국 경제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항간의 주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그는 결론적으로 달러 종말론자들을 무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일부 국가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지불하는 걸 보고 싶어 한다 해도 그건 민간 부문의 결정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부분적인 탈달러화가 이뤄지더라도 은행 및 차입 통화로서 달러의 다른 모든 이점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크루그먼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14일 칼럼을 통해서도 달러가 특별한 국제적 지위를 잃더라도 그 결과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파운드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었지만, 런던의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입지가 오히려 올라간 점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달러는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있고, 중국과 달리 미국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으며, 미국이 법치주의 국가라 개인이 자산 압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달러화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크루그먼 교수는 달러 종말론이 가상화폐 신봉자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