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사 제조 엔진 문제로 큰 손실" 주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주요 저비용항공사(LCC)인 '고 퍼스트'(옛 고에어)가 심각한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했다고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매체와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 퍼스트는 전날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면서 더는 재정상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 퍼스트는 금융기관, 항공기 임대업체, 기업체 등에 진 총 부채 규모가 1천146억3천만 루피(약 1조8천800억원)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은행 등 금융기관에 진 빚만 652억1천만 루피(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고 퍼스트는 3일부터 5일까지 모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고 퍼스트는 현재 A320네오 56대 등 약 6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말 이미 30대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인도 항공시장 4∼5위권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1월 8.4%에서 3월 6.9%로 줄었다.
인도의 주요 항공사가 빚에 쪼들린 끝에 파산 신청을 한 것은 2019년 제트에어웨이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제트에어웨이는 한때 인도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으나, 10억 달러(약 1조3천400억원)가 넘는 빚에 시달리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고 퍼스트는 파산 신청을 하면서 세계적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인 '프래트앤드휘트니'(P&W)를 비난했다.
고 퍼스트는 P&W 제조 엔진 문제로 운항 중단된 자사의 항공기가 2019년 12월 전체 7%에서 2022년 12월 50%로 늘어났다며 "P&W는 예비용 임차 엔진을 제공하라는 중재안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1천80억 루피(약 1조7천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추가 비용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P&W는 고 퍼스트의 주력 항공기인 A320네오의 엔진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P&W 측은 고 퍼스트의 주장에 대해 "고 퍼스트와 관련된 중재안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고 퍼스트는 앞서 지난 1월 활주로에 승객을 둔 채 이륙하는 사고를 내 항공당국으로부터 100만 루피(약 1천6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당시 인도 남부 벵갈루루 공항에서는 고 퍼스트의 델리행 여객기가 이륙했지만, 활주로에 있던 대기 승객 55명이 탑승하지 못했고 소셜미디어(SNS)에는 고 퍼스트의 황당한 실수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인도 항공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지만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인도 대표 항공사 중 하나로 지난해 민영화된 에어인디아는 500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승객 수 1위 업체 인디고는 이미 에어버스에 항공기 500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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