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러시아 정교회 이인자인 안토니 대주교를 만났다고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 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 대주교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해 일반알현의 교리교육이 끝날 무렵 교황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교황은 안토니 대주교가 착용한 '하느님 어머니' 이콘 메달에 입을 맞췄다.
안토니 대주교는 러시아 정교회의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인물로, 키릴 총대주교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일라리온 알페예프 대주교가 갑자기 물러나면서 해당 직책을 이어받았다.
안토니 대주교의 이번 바티칸행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30일 사흘간의 헝가리 공식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교황은 동행한 취재진에게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임무를 진행 중"이라며 "때가 되면 이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해야만 하는 모든 일을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며 "평화는 항상 열린 채널을 통해 만들어진다. 소통 채널이 닫혀 있으면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라고도 했다.
교황은 "헝가리 방문 중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헝가리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관계자들과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며 "모든 사람이 평화로 가는 길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또한 전쟁 중에 러시아로 끌려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환을 돕겠다고 했다.
교황은 이날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헝가리 방문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거듭 촉구했다.
교황은 또한 5월 '성모성월'을 맞아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으며, 신자들에게 "세계의 평화와 전쟁 종식을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초대했다.
이어 성 베드로 광장에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묵주기도를 통해 "신앙의 인내와 일치 그리고 조화로운 협력을 청하되 무엇보다도 이웃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교구청 대외교회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안토니 대주교가 지난 1일 키릴 총대주교의 "실무 방문"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으며 교황청 동방교회부 장관 클라우디오 구제로티 대주교와 만나 "상호 관심사에 관한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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