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다 혁명' 주장 대선 3위 후보 지지자들 중심 과격 행위 이어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파라과이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이들이 연일 과격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폭력 행위자 110여명을 구금하고, 평화적 집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라과이 일간 ABD 콜로르와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수도 아순시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는 대선 이튿날인 1일부터 이틀 동안 일부 시민들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거리 집회를 열었다.
일부는 차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차량 통행을 방해하거나 공공기물을 훼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까지 동원하기도 한 파라과이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와 치안 교란 등 혐의로 현재까지 110여명을 구금했다.
파티마 카푸로 검사는 "채증 자료를 확인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며 시위대에 "진정할 것"을 당부했다.
시위자들은 대부분 이번 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선에서 3위를 차치한 국가십자군당의 파라과요 '파요' 쿠바스(61) 지지자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과거 판사실에서의 배변 같은 돌출 행동과 거침없는 화법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한 쿠바스는 이번에 22.91%(개표율 99.94% 기준)의 득표율로, 제1야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득표율 27.48%)까지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극우파 포퓰리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는 점진적 변화가 아닌 급진적 혁명을 주장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실제 이번 개표 직후에도 쿠바스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국민들이 기존 정치인에 승리를 주는 건 불가능하다"며 별다른 배경 설명이나 증거 제시 없이 "심판이 이제 시작됐다"고 성토했다.
국가십자군 소속으로 하원 의원에 출마했다 낙선한 프란시스코 소테라스는 "우리는 전자투표 부정행위에 대한 징후가 없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콜로라도당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가 승리한 이번 대선이 '사기가 아니다'라는 것을 입증할 자료를 선거법원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이웃 나라인 브라질에서 연초 벌어진 대선 불복 시위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1월 브라질리아에서는 낙선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궁과 대법원, 의회 등을 습격하는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 보우소나루는 현재 경찰에서 폭동 조장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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