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美 동맹국에 경제 불이익 없도록…중국 내 사업 혼란 방지"
무기한 '최종사용용도' 인증으로 韓 반도체기업 부담 최소화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 공장으로 미국산 장비를 수출·반입할 수 있는 기간을 1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FT에 "미국이 최근 이들 한국 업체가 적어도 1년 더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 추가 유예를 받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작년 10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겠다며 중국을 겨냥한 장비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1년 동안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도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한 바 있다.
두 업체는 중국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품 일부를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FT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산 장비를 계속 중국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어떤 방법이 동원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무기한적인 최종사용 인증(verified end use)을 발급함으로써 향후 반복적으로 승인을 받는 데 따르는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글로벌 공급망에 중요 역할을 하는 국가들을 대(對)중국 반도체 견제에 동참시킴과 동시에 이들 동맹국이 경제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FT는 분석했다.
소식통은 "논의되고 있는 다른 방안들과 더불어 1년간의 유예 기간을 효과적으로 연장하는 조치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 경쟁업체들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중국 사업에서 혼란을 겪을 경우 중국 경쟁업체에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예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 장비가 고장 날 경우 일부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유예기간이 갱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백악관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제한한 정책이 한국에도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중국에 피해를 주려고 설계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어 "(반도체법은)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 성장을 창출하고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SK뿐 아니라 삼성과 다른 산업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난 윈윈(win win)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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