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별' 컬리넌 다이아몬드 환수 운동 일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찰스 3세가 대관식에서 들고 있을 막대 모양 물건인 홀(笏·scepter)과 왕관에 박혀 있는 일명 '컬리넌'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환수 운동의 일환이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남아공의 일부 활동가들이 '아프리카의 별'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으로 8천여명의 서명을 모아 탄원서를 작성한 요하네스버그의 활동가인 모투시 카만가 변호사는 "이 다이아몬드는 남아공으로 와야 한다"며 "우리의 자부심, 유산, 문화의 상징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탈식민지화라는 게 자유뿐만이 아니라 약탈당한 것들을 되찾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찰스 2세 이후 영국 국왕 대관식에 늘 쓰인 '십자가 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인 '컬리넌Ⅰ'이 박혀 있다.
이 다이아몬드의 원석은 남아공이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던 1905년 동북부 옛 트란스발(현재 프리토리아 인근) 지역의 개인 광산에서 발견됐다.
1907년 당시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는 컬리넌 다이아몬드로 불린 3천106캐럿의 이 원석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이듬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석업체 '로열 아셔'가 컬리넌 다이아몬드 원석을 큰 조각 9개와 작은 조각 96개로 쪼개 가공했다.
에드워드 7세는 그중 가장 큰 530캐럿의 '컬리넌Ⅰ'을 '아프리카의 거대한 별', 두 번째로 큰 '컬리넌Ⅱ'를 '아프리카의 작은 별'로 명명했다. 이후 컬리넌Ⅰ은 영국 왕의 홀, 컬리넌Ⅱ는 왕관에 각각 사용됐다.
컬리넌 다이아몬드가 '선물' 형태로 영국 왕실에 보내졌으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뿐, 반출 자체가 불법이었다는 게 남아공 활동가들의 주장이다.
요하네스버그의 한 주민 모하메드 압둘라히는 "그들(영국)이 우리를 억압하는 기간에 그것(컬리넌 다이아몬드)을 가져갔기 때문에 다시 남아공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케이프타운에 있는 다이아몬드 박물관에는 사람 주먹만 한 컬리넌 다이아몬드 원석의 복제품이 전시돼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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