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나노 기반 퀄컴 새 AP 양산 가능성…경계현 사장 "5년내 TSMC 따라잡겠다"
내달 미국서 '파운드리 포럼' 열고 기술 로드맵 발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가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밀리지만, 앞선 기술력을 토대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208억달러로 집계됐다.
옴디아가 삼성 파운드리 매출을 집계한 2018년(117억달러)과 비교하면 출범 5년 만에 매출이 2배가 된 셈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6%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천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주력인 메모리 업황 악화 탓이 크지만, 파운드리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4나노(㎚, 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퀄컴의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4나노 기반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를 시작했다. MPW는 반도체 웨이퍼 한 장에 다수의 칩 설계물을 제작하는 서비스다.
이런 가운데 대형 고객사의 AP 양산 가능성이 전해지며 수율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율은 75%로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2세대 GAA(Gate-All-Around) 공정 양산이 순조롭게 이뤄져 대만 TSMC와의 기술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매체는 유명 IT 팁스터(정보 유출자)를 인용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가 4나노 공정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생산을 TSMC 대신 삼성전자에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4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강연에서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5%로, 삼성전자(15.8%)와 42.7%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해 3분기(40.6%포인트)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며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반면 TSMC는 작년 12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양산을 공식화했다.
경 사장은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의 성능 저하를 줄이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어 기존 핀펫 기술에서 한 단계 진보된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나노 GAA 1세대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반도체 면적을 16%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GAA의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공정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안정적인 수율로 양산 중"이라며 "2세대 공정 역시 1세대 경험을 토대로 양산성 높은 공정으로 차질 없이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나노 설계 기초 인프라도 개발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7∼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를 시작으로 한국(7월 4일), 독일 뮌헨, 일본 도쿄, 중국 등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발표한다.
작년 10월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1.4나노 양산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앞서 TSMC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북미 기술 심포지엄'을 열고 2나노 기술이 수율 등에서 견고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예정대로 2025년에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은 1천224억달러 규모로 작년(1천305억달러) 대비 6.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4년에는 1천375억달러로, 2022년 시장 규모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가트너는 2027년 파운드리 시장을 1천625억달러 규모로 보고, 2023∼2027년 파운드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7.5%로 예상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