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열흘 후 독일 방문 일정이 독일의 한 매체에 보도되면서 만천하에 공개되자 독일 경찰이 4일(현지시간) 비밀누설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독일 B.Z는 전날 경찰 관계자를 인용, 젤렌스키 대통령이 13∼14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과 아헨 등을 방문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세부 일정과 숙소, 정상회담 계획과 경찰의 인력 배치계획 등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B.Z의 보도 이후 경찰이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다른 매체들의 인용 보도도 잇따랐다. 다만, 경찰은 경찰 인력 투입계획이나 경호계획, 방문일정 등에 대해서는 밝힌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베를린 경찰은 국빈 방문을 위협하는 어떤 정보도 공식적으로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바바라 슬로빅 경찰청장은 "보도를 믿는다면, 단 한명의 직원이 베를린 경찰의 명망을 이같이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훼손하다니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베를린 경찰 대변인은 "현재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독일 총리 일정은 전주 금요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개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정 관련 정보가 공개된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방문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렉시 마케예프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독일 정부에 정보가 새어 나간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독일 SZ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독일을 출처로 아주 예민하고, 보안 정책적 정보가 공개됐다는 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면서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문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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