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넘어지는 '진도 6강' 흔들림…곳곳서 건물 기울고 무너져
"향후 1주간 강한 여진 가능성…모레까지 비로 추가 피해 우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이시카와현 북부에서 5일 오후 2시 42분께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곳곳에서 건물이 기울고 무너졌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북부 노토(能登)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원 깊이는 12㎞였으며, 진동 주기가 길어 고층빌딩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장주기 지진동'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당초 지진의 규모를 6.3으로 발표했으나, 이후 6.5로 수정했다.
이 지진 이후에도 노토반도 일대에서는 오후 6시 30분께까지 최대 규모 4.7의 여진이 지속됐다.
기상청은 "이시카와현에서 10㎝ 정도의 해수면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정부는 "쓰나미 피해의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노토반도 스즈(珠洲)시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스즈시에서 65세 남성 1명이 지진으로 사다리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이시카와현과 인접한 도야마현에서도 부상자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바위와 흙이 주택까지 밀려왔고, 신사의 입구에 세우는 기둥문이 쓰러졌다.
상점에 진열된 상품이 바닥에 떨어지고, 지면에서 균열이 확인되기도 했다.
스즈시 관계자는 NHK에 "길고 심한 흔들림이 2분 정도 지속됐다"며 "진정된 이후에도 몇 번이나 흔들림이 있어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지역인 노토반도에서는 최근 지진이 활발히 발생했다.
2007년 3월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났고, 2018년 소규모 지진 활동이 확인된 후 2020년 12월부터는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잇따랐다.
이날 이시카와현 노토정에서는 진도 5강, 와지마(輪島)시에서는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각각 감지됐다.
이시카와현 남부와 도야마현, 니가타현, 후쿠이현 등지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있었다.
교도통신은 "도호쿠(혼슈 북동부)부터 긴키(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역)까지 광범위한 곳에서 흔들림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5, 6은 각각 약과 강으로 세분된다.
진도 6강은 실내에서 고정하지 않은 가구의 대부분이 이동하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는 수준이다. 실외에서는 벽 타일이나 창문 유리가 파손돼 떨어지는 건물이 많아지고 보강하지 않은 블록 벽의 대부분은 붕괴한다.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 시카 원자력발전소와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자력발전소, 후쿠이현 소재 원자력발전소 3곳에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나가노현 나가노와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사이를 잇는 신칸센 열차 일부는 긴급 정지했고, 스즈시의 도로 일부 구간은 낙석으로 통행이 금지됐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하고, 이시카와현에 내각부 조사팀을 보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진 직후 조속히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흔들림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2∼3일간 규모가 큰 지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1주간 최대 규모가 진도 6강에 이르는 지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7일까지 이시카와현에 비가 내릴 것"이라며 지진으로 지반이 연약해진 탓에 토사가 붕괴하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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