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하이 코로나19 봉쇄 기간 등장한 구호…작가 SNS 정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선전시에서 지난 4일 개막한 미술 전시회에 저항의 상징인 구호가 등장하면서 해당 전시가 이틀 만에 중단됐다고 홍콩 명보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선전에서 개막한 '2023 베이 지역 컨템포러리 아트 그룹 전시회'에서 작가 리웨이(42)는 '우리가 마지막 세대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귀를 영어와 중국어로 쓴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가 마지막 세대입니다'는 작년 4∼5월 상하이가 코로나19로 봉쇄됐을 때 등장한 후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 당국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당시 상하이 방역 요원들이 코로나19 감염자의 밀접 접촉자인 한 청년의 가족에 정부 지정 격리소로 이동하라고 지시하며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3대가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자, 해당 청년이 "우리가 마지막 세대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대꾸하며 반발한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이는 당국의 가혹한 봉쇄와 격리 조치에 대한 절망과 반발의 표현인 동시에 출산을 거부한 저항으로 해석되며 호응을 얻었다.
중국 당국이 떨어지는 출산율에 대응해 온갖 출산 장려책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아이를 안 낳을 것이니 3대가 벌 받을 일은 없다'고 일축한 해당 청년의 발언에 누리꾼들이 크게 공감했다.
23명의 작가가 참여해 70여점을 선보인 해당 전시회는 당초 다음 달 25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시장 측은 전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돌연 유지 보수를 위해 문을 닫는다고 공지하며 추후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현재 리웨이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은 정지된 상태다.
명보는 "한 관계자는 이틀 후 전시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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