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9일 전승절 앞두고 우크라 곳곳 연일 폭격

입력 2023-05-08 10:36   수정 2023-05-08 16:54

러시아, 9일 전승절 앞두고 우크라 곳곳 연일 폭격
키이우 등서 밤새 공습경보…방공망으로 드론 격추
바흐무트 포격도 강화…"러, 전승절까지 바흐무트 점령 목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러시아가 9일 전승절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등 각지에서 폭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곳곳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키이우 군정은 이날 자정 직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방공망이 키이우 외곽에서 작동하고 있다"며 "공습경보가 멈출 때까지 대피소에 머무르라"고 알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텔레그램을 통해 서쪽의 스비아토신 지역에 드론 잔해가 떨어졌다고 이날 새벽 밝혔다.
클리치코 시장은 사상자나 피해에 대한 정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응급구조 당국 등이 현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키이우 시내에서 수많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키이우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공습이 잇따랐다.
흑해 연안 도시 오데사에서는 7일 밤부터 미사일 공격과 폭발음이 이어졌다.
오데사 군사행정부의 세르히 브라츠후크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적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영방송도 오데사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남부 헤르손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남부 미콜라이우주(州)에서도 밤사이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가 Kh-22 순항미사일 5발을 발사해 건물 한 채와 부지가 파괴됐다고 비탈리 킴 주지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그는 미사일 공격을 받은 건물 등이 어느 기관 소속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는 S-300 미사일이 발라클리아 시의 한 주차장에 떨어져 최소 5명이 다쳤다고 올레흐 시녜후보우 주지사가 말했다.
또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는 최근 24시간 동안 수차례 공격을 받아 6명이 사망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헤르손 지역에서 지뢰 제거 작업에 관여하던 폭발물 전문가 9명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다.
러시아는 1945년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하는 전승절(5월 9일)을 앞두고 최근 수일간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를 공습하고 있다.
러시아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도 공세의 끈을 죄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전승절까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려고 포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 바그너 용병부대가 탄약 부족을 이유로 이 지역에서 철수하겠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바흐무트 전선의 부대를 방문한 뒤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는 여전히 9일까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려고 한다. 우리 임무는 이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중화기 포격 강도를 높였고, 더 발전된 장비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병력도 재편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전 증가는) 적들이 바흐무트를 지배하고 공격행동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일부 반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전역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방공망이 밤사이 흑해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22대를 탐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사법기관과 연관된 텔레그램 채널 '바자'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상공으로 드론 여러 대를 보냈으며, 러시아가 방공망을 가동해 세바스토폴 상공에서 최소 1대를 추락시켰다고 보도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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