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장, 주중 美대사에 "중국의 레드라인 존중해야"

中외교부장, 주중 美대사에 "중국의 레드라인 존중해야"
친강, 번스 만나 "대만문제 올바르게 처리해야"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8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와 만나 미국이 중국의 '레드라인'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친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번스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두 대국이 서로 함께 지내는 데는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있다"며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과 레드라인을 존중하고, 중국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특히 대만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해야 한다"며 마지노선과 레드라인의 핵심 위치에 대만 문제가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계속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허하게 만드는 것과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대한 지지·묵인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 부장은 현재 미·중 관계는 "예상치 못한 일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양국 관계에서 예상치 못한 우발적 사건을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실용적인 태도로 처리해 중·미 관계가 더 이상의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월 초 발생한 중국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의 미국 영공 침범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아직 미국 정부는 격추한 풍선 잔해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중국이 정찰풍선 사태로 연기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다시 추진하는 데 소극적인 배경에는 풍선 잔해 조사 결과 발표라는 '변수'가 제거되기 전에는 미·중 간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의중이 있다는 분석이 외신에서 제기된 바 있다.
친 부장은 또 "상호 존중과 대등성·호혜의 기초 위에 대화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며 '화이부동(和而不同·평화롭게 지내되, 서로 같지 않음)'과 '화해로운 공생', 상대의 장점에 대한 존중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친 부장은 현 미중관계에 대해 "작년 11월 시진핑 주석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발리에서 회담하면서 공동 인식에 도달했지만, 그 후 미국 측 일련의 잘못된 언행이 중·미관계에 찾아온 쉽지 않은 긍정적 흐름을 파괴"했다며 "양국 관계는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고 평가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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