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9일 하원의장 비롯해 의회 지도부와 부채한도 회동
"미국 신용도 손상시 달러 위상 위협…금융 카오스 도래"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의회의 부채한도 상향을 거듭 압박하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따른 재앙적 상황이 도래할 것임을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 "우리 예측으로는 6월초, 심지어 6월1일이면 현금과 현재 사용중인 특별조치가 바닥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의회가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그 시점에는 우리가 정부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1789년 (연방정부 수립) 이래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금융적 카오스를 초래할 디폴트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채한도 상향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폴트는 연금 수급이 중단되고 정부 계약자를 비롯해 정부 지출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경제에 큰 타격이라는 것에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이는 진정한 경제적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애초 백악관과 금융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께 디폴트 사태 가능성을 경고해 왔지만, 4월 세수가 예상을 밑돌며 전망보다 이르게 디폴트 경고가 터져나온 상황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상·하원이 모두 열리는 내주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이 부채한도 문제를 놓고 합의에 도달해야 하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과 재정지출 삭감을 연계하고 민주당과 백악관은 전면 백지화로 버티며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양당 상·하원 대표를 초청해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의회는 1960년 이후 모두 78번에 걸쳐 부채한도를 반복적으로 상향 조정해 왔지만, 야당이 다수당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한 경우 한도 증액을 둘러싼 대치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2011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채 한도 증액 법안 처리를 놓고 의회가 줄다리기를 이어가자 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옐런 장관은 "만약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선택지가 있겠지만, 좋은 선택지는 없다. 모든 결정은 나쁜 결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에는 예산 문제를 놓고 큰 인식차가 존재한다"며 "공화당은 가혹한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와 클린에너지 투자를 사실상 끝장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 기축 안전 자산으로 여겨진다"며 "부채한도 상향 실패로 미국의 신용도가 손상을 입으면 이 같은 위치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이는 진정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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