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스타틴 계열(-statin)의 고지혈증 치료제가 만성 간 질환(CLD: chronic liver disease)이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 간 질환은 하나의 독립적인 질환이라기보다 만성 간염에서부터 간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연속적인 질환을 말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라자니 샤르마 교수 연구팀이 합계 30일 이상 스타틴이 처방된 만성 간 질환 환자 3천862명과 이들과 성향 점수를 매치(propensity score matching)시킨 스타틴이 처방되지 않은 만성 간 질환 환자 3천862명을 대상으로 14년간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8일 보도했다.
성향 점수 매칭이란 실험군과 대조군 두 집단의 데이터를 점수로 매치시켜 비슷한 성향을 갖는 집단으로 만드는 연구 방법이다.
이 연구에서는 연령, 성별, 만성 간 질환 진단 연도와 간 질환의 유형, 간 조직학(liver histology) 등을 매치시켜 대조군을 설정했다.
전체적으로 스타틴이 처방된 그룹은 스타틴이 처방되지 않은 대조군보다 만성 간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타틴 그룹은 간경변으로 진행될 위험이 대조군보다 38%, 간세포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56%,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5% 낮았다.
연구 참가자 중 45.3%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21.9%는 알코올성 지방간, 17.7%는 바이러스성 간염, 15.1%는 자가면역 간염(autoimmune hepatitis) 환자였다.
실험군의 중증 진행률은 알코올성 지방간 소그룹이 대조군보다 70%, 비알코올성 지방간 소그룹이 32%, 바이러스성 간염 소그룹은 24%, 자가면역 간염 소그룹은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은 만성 간 질환 진단을 받았을 때 간 섬유화 이전 단계이었거나 간 섬유화 진행 단계이었거나 모두 중증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들은 엇갈리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이는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한(limitation) 사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새로운 연구 결과가 앞으로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에서 확인된다면 만성 간 질환 환자에게 스타틴 복용을 권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위장병학회 학술지 '임상 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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