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지난해 '불공정 심의' 논란으로 게이머들의 항의성 민원을 받았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경찰에 민원인을 고발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업계와 게이머 등에 따르면 게임위는 최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민원인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게임위는 고발장에서 '성명불상의 민원인이 기관에 여러 차례 전화해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위 관계자는 "특정 민원인이 여러 부서에 반복적으로 전화해 길게는 30분에서 한 시간 넘게 항의하며 업무를 방해했고, 악성 민원을 넣는 방법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피해 사례, 통화 기록 등을 취합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피고발인 조사를 통보한 상태다.
A씨는 게임위의 일관적이지 못한 게임물 심의 내용, 등급분류 회의록 미공개에 항의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담당자와 전화하며 언성이 높아진 적은 있지만, 비속어를 사용한 적은 전혀 없었고 문제 될 수준도 아니었다"며 "불성실한 민원 처리에 대한 정당한 항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게임위 직원이 먼저 반말하거나 폭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카라이브'에 직접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게임위에 100여 건의 민원과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했다.
게임위는 지난해 9월 '블루 아카이브'를 비롯한 일부 전체 이용가∼15세 이용가 게임 운영사 측에 '이용등급을 상향하거나 내용을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이 중 일부는 직권으로 이용등급을 수정해 게이머들의 집단적인 반발에 부딪혔다.
A씨와 같은 게이머들은 사태 후 6개월간 게임위에 대량의 민원과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하며 불투명한 게임 등급분류 제도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는 지난 한 해 총 4만8천475건의 민원을 접수, 전년도 대비 2천763% 폭증해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이어 공공기관 민원 건수 2위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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