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도 사망…이슬라믹 지하드, 보복 다짐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이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단체 거점을 공습하면서 다시 양측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전투기 등 항공기 40대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 사령관 3명의 숙소 등에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생산 시설 및 보관 시설, 침투용 땅굴 보강용 콘크리트 생산 시설, 기지 등 10곳을 추가로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최소 12명의 사망자와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습으로 사망한 이슬라믹 지하드 관련자는 가자지구 북부를 담당하는 칼릴 바히티니 사령관, 대변인이자 서안 및 가자지구 테러 담당인 타레크 에잘딘, 군사위원회 사무총장인 지하드 가넴 등이다.
목격자들은 가자시티 아파트 건물 꼭대기 층과 남쪽 도시 라파에 있는 주택 등에 포탄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공습은 최근 이스라엘 감옥에서 86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던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 인사 카데르 아드난 사망 후 불거진 분쟁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2일 아드난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도 즉시 반격에 나서 가자지구 내 하마스 훈련기지를 공습한 바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시민을 해치는 자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스라엘군도 "이스라엘 시민의 안전을 위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라믹 지하드 대변인인 타레크 셀미는 "폭격에는 폭격, 공격에는 공격으로 응할 것이다.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하마스도 "지도부를 암살하는 기만적인 작전으로 점령세력의 안보가 지켜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의 로켓 반격을 우려해 가자지구 분리 장벽에서 40㎞ 이내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소 인근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지난해 8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이슬라믹 지하드의 거점을 전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공격해 이 단체 지도부 2명 등 수십명이 사망했던 사례와 비슷하다.
이스라엘은 서안 지구 공습이 무장 세력 네트워크를 해체하고 향후 공격을 좌절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05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절반이 무장단체 소속이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중 하나로, 주로 이란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원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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