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전 총리 측 강력 반발…정국 혼란 가속화 전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고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매체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이날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청사 밖에서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 관련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칸 전 총리는 이날 보석을 요청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라마바드 경찰청 고위 간부인 아크바르 나시르 칸은 이날 칸 전 총리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장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켓 스타 출신으로 2018년부터 정권을 이끈 칸 전 총리는 외국 관리에게서 받은 고가 선물 은닉, 부당 이득 취득 등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관련 혐의를 인정하며 칸 전 총리에 대해 5년간 공직 박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앞서 칸 전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망가진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부패 척결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격받다가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으로 퇴출당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파키스탄 연방수사국에 의해 여러 차례 소환 요구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고 재판 출석도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여러 차례 그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다. 하지만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로 영장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심해지자 칸 전 총리는 지난 3월 18일 법정에 직접 출석한 뒤 자택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당시에는 당국의 체포 시도가 이뤄지지 않았다.
칸 전 총리의 이번 체포로 불안정했던 파키스탄 정국은 더욱 혼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에서는 오는 10월 총선이 예정된 상태라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등은 대정부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PTI의 간부 무라드 사이드는 "칸은 고문당했고 체포됐다"면서 모든 당원과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서라고 촉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간 칸 전 총리는 미국 등 외국 세력의 음모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이끌고 대규모 시위를 벌여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세 도중 괴한의 총격으로 다리를 다치자 현 정부와 군부가 암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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