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등판'…"2∼3년전 처음 요청받고 너무 설레, 어떤 공연 펼쳐질지 궁금"
'여성 최초' 기록 써와…내달엔 샌프란오페라 100주년 기념공연, 내년 2월 뉴욕 필하모닉 무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2∼3년 전에 요청받았을 때는 설레었는데, 지금은 (내년) 4월이 다가올수록 더 기대돼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 음악감독인 지휘자 김은선(43)은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 4월 객원 지휘자로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에 데뷔하는 데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1882년 창단된 베를린 필하모닉은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양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은 거의 모든 지휘자가 꿈을 꾸면서 (지휘자를) 시작하는 꿈의 무대"라고 소개했다.
1982년 여성 단원을 처음 받아들이고, 올해 2월 141년 역사상 처음 여성 악장을 뽑는 등 까다롭고 보수적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수년 전 이미 베를린 필하모닉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한 시즌은 보통 2∼3년 전에 결정된다"며 "처음 요청을 받고 너무 설레었다"고 그는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내년 4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이제는 더 기대된다"며 "처음 보는 연주자들과 합을 맞추고, 내년 공연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며 "공부를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김은선은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에서 미국의 유명한 소프라노 타마라 윌슨과 협연으로 쇤베르크의 '기대'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3번을 지휘한다.
그는 "내년이 쇤베르크가 태어난지 150주년이 되고, '기대'가 초연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수학한 김은선은 항상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몰고 다녔다.
2010년 20대의 나이로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았다.
2019년에는 여성 지휘자 최초로 SFO 음악감독으로 발탁돼 2021년부터 이끌고 있다. SFO는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이어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오페라단이다.
그는 "오페라하우스에서 음악감독은 지휘뿐만 아니라 모든 소리에 관한 총책임자"라며 "음악적인 방향 설정 등 모든 예술적인 요소를 총괄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에는 SFO 100주년 기념 공연도 하고 내년 2월에는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설 예정이다.
그는 "오늘 내가 서고 있는 무대에서 최고의 연주를 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며 모든 무대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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