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반격 신중론 속 미·영 "성과 관계없이 계속 지원"

입력 2023-05-10 10:10  

우크라 대반격 신중론 속 미·영 "성과 관계없이 계속 지원"
"봄 대반격, 전황에 결정적이지 않을 것"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의 봄 대반격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대반격 성과와 관계없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ㄱ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AF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담 후 공동회견을 통해 봄 대반격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리버리 장관은 "이 분쟁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끝나지 않은 것이므로 대반격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것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무기한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총기 범죄와 아편류 마약 오남용 문제 등 국내 문제와 우선순위에서 경쟁하는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세계에서 하는 일과 국내에서 하는 일 사이에 제로섬 선택은 없다"며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여론이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미영 외교수장의 이러한 발언 배경에는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에 대한 신중론이 최근 만만치 않게 제기되는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클리버리 장관은 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대반격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실질적으로 자국을 방어해왔으나, 간단하고 빠르며 결정적인 돌파구는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예상보다 전장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전쟁은 영화가 아니므로 확실성이라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에 필요한 병력과 탄약, 장비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육상통로 차단 등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인원과 군수물자가 부족한 까닭에 작전을 벌이더라도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수준의 영토 회복'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가 전쟁 후 점령한 지역을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번 대반격 작전이 서방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앞으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우리 파트너와 우방국들 사이 반격에 대한 기대감이 과대평가 되고, 과열되고 있다"며 "그게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지난 달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8%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작년 3월에 같은 답을 했던 응답자 비율이 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것이다.
특히 공화당원의 경우 60%가 미국이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 19명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 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으며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방공 시스템을 중심으로 하는 12억달러(1조6천억원) 상당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은 총 370억달러(48조9천억원)에 달한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필요로 하는 무기를 계속 지원하겠다면서 "지난 14개월간 러시아가 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많이 탈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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