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마약' 펜타닐 차단 등 노력 강조…"멕시코 등과 도울 게 있다면 협력 필요"
"중남미와의 교류 강화 중요…미수교국 쿠바와도 접촉면 넓히고자 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에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좀비 마약' 펜타닐 유통과 관련해 "(마약 억제를 위해) 한국과 다른 나라 간 국제적으로 공조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를 방문 중인 박 장관은 이날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 한국문화원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멕시코 정부가 한국 경유 중국발 컨테이너에서 펜타닐 물질을 발견한 것에 대해 "멕시코가 가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잘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펜타닐 물질이 있는 중국 화물이 우리 항구에 도착했다"며, 해당 화물을 실은 선박이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해 부산을 경유했다고 적시했다. 다만 문제의 화물이 부산에서 취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약은 심각한 범죄로 자리 잡고 있다"며 "멕시코의 경우에도 우리와 같은 우려를 하는 만큼, 양국 간 도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멕시코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에너지 부처 수장을 잇달아 만난 박 장관은 중남미와의 교류 강화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에 투자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많아지면서 일자리도 창출하는 등 멕시코 경제 발전에 한국 기업들이 이바지하고 있다"며 "멕시코는 북미 시장으로 들어가는 게이트웨이(관문) 같은 국가로, 동아시아 시장의 관문인 우리나라와 시너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소 지지부진한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위해 부처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중남미 유일 미수교국'으로 남아 있는 쿠바와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중남미 지역과 한국이 상생 번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쿠바와의 교류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경제개발 협력이나 문화·스포츠 외교 등을 통해 접촉면을 넓혀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한국전쟁 때 다수의 중남미 국가가 우리나라에 파병도 하고 지원도 했다"며 "그간 다져진 우애 정신으로 한국과 중남미 관계를 도약시킬 필요가 있다. 경제 안보의 전략적 동반자로서, 중남미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라진 '한국-멕시코 직항로' 재개설에 대해서는 "문화관광과 인적 교류가 점차 확대하면서 직항로 개설도 점점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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