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전 백악관 국장, CNN서 "라커룸 토크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패한 데 이어 그가 과거 백악관에서 여성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많이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을 지낸 앨리사 파라 그리핀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사소송 평결이 나온 뒤 CNN 방송에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중반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79)을 성추행했고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500만 달러의 피해보상과 징벌적 배상을 명령했다.
그리핀은 이 민사소송에 대해 얘기하다가 "백악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부적절한 사건이 있었다"며 "나는 그(트럼프)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이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동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사람이 자신뿐만 아니었다며 유권자들의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리핀은 "트럼프가 자기가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을 믿어달라고 말할 때 우리는 2016년 '라커룸 토크'(locker room talk·탈의실에서 남자들끼리 주고받는 시시껄렁한 대화)를 떠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것은 라커룸 토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핀의 언급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담긴 2005년 연예방송 '액세스 할리우드'의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을 가리킨다.
당시 녹음파일은 액세스 할리우드의 남성 사회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버스 안에서 나눈 대화를 담았는데 여기에는 여성의 동의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등의 외설적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퍼니 그리셤도 이날 CCN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의 외모를 자주 언급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직원을 상대로 성추행으로 보이는 행위를 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녀(백악관 직원)와 함께 있으려고 모든 것을 했다. 그녀가 혼자서 그(트럼프)와 있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정말 불안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