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서 한주 300㎏씩 압수…당국 "건강에 안 좋은 광풍"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스라엘에서 미국산 젤리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다량 밀반입되면서 당국이 마약이나 외국환, 화기류를 넘어 이 젤리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제품은 납작한 과일맛 젤리를 말아서 포장한 '프루트 롤업'(Fruit Roll-Ups)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 출시된 어린이용 간식이 이스라엘에서 새삼 주목받게 된 것은 이 젤리 제품을 펼쳐 아이스크림을 올려놓고 쌈처럼 싸 먹는 방법을 소개하는 틱톡 영상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 틱톡 인플루언서 골나르 가바미가 처음 올린 영상은 큰 인기를 끌며 1천400만 뷰 이상을 기록했고, 이를 따라 하는 비슷한 영상도 쏟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프루트 롤업에 아이스크림 싸 먹기' 열풍이 불었다.
이스라엘에서도 이 제품의 인기가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치솟아 가게 판매대에서 동이 났다.
그러자 이스라엘 각지에서 박스를 뜯어 낱개 제품을 비싸게 파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에서 젤리 10개짜리 박스 제품이 3달러(약 4천원) 수준인데, 낱개 가격이 최고 8천원(1만원)까지 올랐다.
차익을 노린 밀수 제품도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국세청은 지난주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세관 직원들과 위장근무조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에서 규정을 초과한 다량의 과자류를 반입하려던 미국인 등 여러 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에 적발돼 압수되는 '프루트 롤업'은 한 주에만 300㎏에 달한다. 제품 1개당 14g이므로 주간 2만여 개가 압수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말에는 한 미국인 커플이 적발됐는데, 이들은 각각 이 제품을 80㎏가량 채워 넣은 여행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다.
더 최근에는 또 다른 커플이 이 제품을 30㎏가량 들여오려다가 붙잡혔고, 다른 두 명이 각각 33㎏, 65㎏의 스낵류를 담은 가방을 들고 미국에서 들어왔다가 적발됐다.
이스라엘에서는 개인이 입국 시 반입할 수 있는 특정 식품류는 5㎏ 미만이다.
보건당국도 '프루트 롤업' 경고에 나섰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3일 트위터에 이 사태를 '광풍'이라고 부르면서 유행에 따르기 전에 이런 당과류에 건강하지 못한 당과 기름이 가득 들었다는 점을 알아두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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