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반정부 시위 후 첫 선거…전진당 돌풍 효과 주목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던 젊은 세대의 표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야권의 진보 정당 전진당(MFP)이 선거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가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11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오는 14일 총선 유권자 약 5천200만명 중 41세 이하의 비중이 41.7%에 달한다. 'Y세대'로 불리는 26∼41세가 28.9%, 'Z세대'로 불리는 18∼25세가 12.8%다.
현지 매체 마티촌과 데일리뉴스가 지난달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전진당의 총리 후보인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Y세대 65.2%, Z세대 59.0%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42세인 피타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은 왕실모독죄와 징병제 폐지 등의 공약으로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진당은 헌법재판소의 정당 강제 해산 결정으로 2020년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퓨처포워드당(FFP)의 후신이다.
2019년 총선에서 FFP는 젊은 층의 지지로 제3당에 올라 군부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FFP는 정당법 위반 판결로 해산됐다.
타나톤과 FFP를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 의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정부 집회가 일어났다.
10대와 20대를 주축으로 한 시위대는 총리 퇴진, 헌법 개정과 함께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을 요구했고, 국왕을 신성시하는 기성세대와 세대 간 갈등이 빚어졌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고, 태국 정부는 2년여간 적용하지 않던 왕실모독죄로 처벌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와 당국의 단속 등으로 반정부 시위는 사그라졌지만, 시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선거에서 전진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 집권 세력인 군부와 민주 진영의 대결 구도로 펼쳐지는 이번 총선에서 전진당이 받을 성적표는 연립정부 구성 등 향후 정국에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원 과반 의석 이상을 노리는 프아타이당은 왕실모독죄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전진당과의 연대 의사를 밝혔다. 양당이 하원에서 376석을 얻는다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 프아타이당이 군부 측과 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콕포스트에 총선 결과를 예상한 정치학자 5명은 프아타이당이 하원 500석 중 200∼220석을 차지할 것이란 대체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반면에 전진당 예상 의석은 60석부터 최대 150석까지 격차가 컸다.
올란 틴방띠아오 부라파대 교수는 "전진당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의 거점인 지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전진당이 같은 민주 진영에 속한 프아타이당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원 500석 중 프아타이당이 200석, 전진당이 100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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