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의 고향' 伊 시칠리아 도시, 마피아 수괴 아들 추방 시도

입력 2023-05-12 17:00   수정 2023-05-12 17:14

'대부의 고향' 伊 시칠리아 도시, 마피아 수괴 아들 추방 시도
악명높은 마피아 보스 '토토' 셋째아들, 최근 옥살이 마치고 돌아와
코를레오네 시의회 "도시 이미지 망친다"며 추방 결의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과거 마피아의 근거지이자 영화 '대부'의 배경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소도시 코를레오네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악명높은 마피아 수괴의 아들을 추방하려 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코를레오네 시의회는 일명 '살부초'로 불리는 마피아 조직원 주세페 살바토레 리이나(46)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주세페 살바토레는 생전에 잔혹성으로 악명을 떨치며 '두목 중의 두목', '야수' 등으로 불리던 마피아 두목 '토토' 살바토레 리이나의 셋째아들이다.
그는 금품갈취와 돈세탁, 범죄조직 연계 등의 혐의로 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지난달 말 출소해 고향인 이 마을로 돌아왔다.
코를레오네는 '토토' 리이나를 비롯한 유명 마피아 두목들을 배출한 도시로 알려졌다. 이탈리아계 미국 작가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3부작 영화의 주인공 코를레오네 일가의 성도 이 마을에서 유래했다.
'마피아 소굴'이었다는 오명으로 골치를 썩이던 상황에서 유명 마피아 수괴의 아들이 돌아오자 코를레오네 시의회는 아예 그를 내쫓기로 했다.
의원들은 결의에서 "우리는 동료 주민을 추방해서라도 마피아 이야기로 얼룩진 과거와 결별하겠다는 강력하고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살부초 리아나는 부친 토토가 저지른 비열한 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한 일이 없다"며 "리이나 가족으로 인해 우리 마을이 입은 불명예는 너무도 심각해 회복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시의회의 결의는 사법당국으로 전달됐으며 살부초의 추방 여부는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의 치안판사가 결정하게 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코를레오네 출신인 '토토' 리이나는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으로 경쟁 분파 조직원은 물론 변절한 부하의 어린 아들, 경찰, 기자, 치안판사에 이르기까지 수백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배후로 악명이 높다.
그는 23년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다 1993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17년 87세를 일기로 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2남 2녀를 뒀는데 장남인 조반니 프란체스코와 삼남 주세페 살바토레 모두 마피아다. 장남 조반니는 19세가 됐을 때 정식 조직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첫 살인을 저질렀으며 1996년 종신형을 받았다.
주세페 살바토레는 2016년 '리이나 가족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또 큰딸 마리아 콘체타는 '토토 아저씨'라는 이름의 온라인 커피 판매점을, 막내딸 루치아는 2019년 프랑스 파리에 '코를레오네'라는 이탈리아 식당을 여는 등 부친의 존재를 당당히 드러내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kj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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