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선크림을 바른 뒤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결을 정리하고 컨실러로 잡티를 감춘다.
섀도로 눈매를 강조하고 콧대를 세운 뒤 펜슬로 눈썹에 힘을 주고 립밤으로 생기를 더한다.
언뜻 보면 여느 여성의 화장법 같지만, 남성들의 이야기다.
화장하는 남자가 대세다.
과거에는 피부 결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색조를 더한 진짜 '메이크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1조1천1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1월 29∼30일 20∼49세 남성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남성 그루밍 트렌드리포트 2022'에서도 화장하는 남자들의 사례가 잘 드러난다.
리포트에 따르면 남성들의 72%가 기초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했고, 39.6%가 눈썹 관리를 했다.
손발톱을 관리하는 남성은 18.9%, BB크림과 같은 색조 제품 이용 경험률은 20% 수준이었다.
남성들이 이처럼 화장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자 업계에서도 전용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는 2019년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남성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비레디'를 출시했다.
화장품 대기업이 남성 전문 색조 브랜드를 내놓은 첫 사례다.
비레디는 출시 이후 연평균 두 자릿수씩 성장하면서 입지를 다졌고,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3%나 성장했다.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컨실러와 파우더, 섀도, 아이브로우 펜슬 등 메이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라인을 다 갖추고 있고, 올해는 향수와 헤어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LG생활건강[051900]도 지난해 2월 더페이스샵을 통해 남성라인 '스피프코드'(SPIFFCODES)를 내놨다.
스피프코드에서는 피부관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과 결점을 보정해주는 비비크림, 립밤 등을 선보이고 있다.
CJ올리브영에서도 남성 화장품의 매출 성장세가 확연했다.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남성 화장품 매출은 46% 증가했는데, 특히 색조 화장품은 131%나 늘었다.
남자들은 립 메이크업 제품(166%)과 아이 메이크업 제품(48%) 등을 많이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외모 관리에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남성 화장품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마스크를 벗으면서 남성 색조 화장품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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