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 '연대·친선·우애' 강조…정진석 "축구 통해 우정 쌓길"
(요코하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한일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이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 무대였던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13일 오후 축구 경기를 하며 친목을 다졌다.
지난해 11월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당시 개막전이 개최됐던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에 5-3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이날 시합에서도 4-1로 대승을 거뒀다.
에토 세이시로 일본 축구외교추진의원연맹 회장은 경기 시작에 앞서 양국 선수들에게 연대·친선·우애의 정신을 강조하고 "비가 오니 조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에토 회장이 "오늘 구급차는 준비돼 있지 않다"고 농담을 하자 양국 의원들이 크게 웃었다.
정진석 한국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은 "오늘 경기에서 일본이 꼭 설욕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친선에 중점을 두고 경기하면 좋겠다"며 "한일관계가 선린·우호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기점에서 의원들이 축구 외교를 통해 우정을 쌓고 양국 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에 거세게 내리던 비는 서서히 약해졌고, 시합도 열기를 더해갔다.
한국은 초반부터 좌우 측면 공간을 살린 경기 운영을 하며 주도권을 쥐고 일본을 밀어붙였다.
한국은 전반전에 10분이 지나지 않아 첫 번째 득점을 올렸고, 이어 14분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골을 넣지는 못했다.
전반전을 2-0으로 앞서자 한국 측 벤치에서는 "승기를 잡았다"는 말이 나왔다.
한국은 후반전 3분과 13분에 연속골을 넣으며 승리를 사실상 확정하자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했다.
일부 한국 선수는 "한국 팀 살살 해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일본은 오프사이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여성 선수 등이 공격을 시도했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야 만회 골을 기록했다.
종료 휘슬이 불리자 선수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서로 "수고했다"고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시합은 '제13회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였으며, 한국은 통산 성적 8승 2무 3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한국 국회의원 24명은 전날 일본에 입국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의원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만남에서 스가 전 총리가 "관계 개선 움직임이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자, 정 의원은 "셔틀 외교 부활은 두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의 결과다. 좋은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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