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예수를 만나려면 굶어죽으라'는 사이비 종교 교주의 강요로 숨진 신도가 200명을 넘어섰다.
13일(현지시간) 케냐 라디오 방송 캐피털에프앰에 따르면 동남부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약 3㎢ 규모의 숲에서 이날 2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지금까지 사망자는 201명이다.
경찰은 어린이 시신이 많으며, 대부분 시신은 '기쁜소식 국제교회'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50)의 신도들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은 신도들이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한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 일대 수십 개 무덤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생존자 구조 및 시신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고된 실종자는 610명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역 행정관은 교주의 명령을 어기고 금식을 깨거나 숲을 이탈하려는 신도가 살아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던 '집행자' 등 26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앞서 현지 법원은 지난 10일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맥켄지의 구금 기간을 3주 더 연장했다.
정부 소속 병리학자는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어린이 등 금식을 못 하는 일부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혹은 질식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일부 시신에서는 장기 적출 흔적도 발견됐다.
현지에서는 과거 범죄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수년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받는 인근 또 다른 교회의 에제키엘 오데로 목사는 지난주 법원 심리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숲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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